문화류씨

[스크랩] "차원부설원기"는 한국학사전에서 사라질 예정

ryu하곡 2016. 6. 9. 09:35

차원부, 차원부설원기 등의 키워드를 사용해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여러 사항이 나옵니다. 이것들은 "차원부설원기" 혹은 다양한 다른

제목을 갖고 있는 옛날 문헌(이하 '설원기')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내용을

단순하게 사실로 받아들이고 묘사한 것들입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이고 영향력이 큰 것을 두 가지만 예로 들겠습니다.


첫 번째는 '설원기'의 문헌 해제(저자, 내용, 체재 등에 관한 설명)입니다.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하 규장각)에 있는 "차문절공유사"의 해제를 보면

여러 판본을 소개하며 설원기의 내용을 사실로 인정하고 그대로 적고

있습니다. 이것을 본 사람들은 권위 있는 기관인 규장각에서 밝히는

내용이기 때문에 사실로 생각할 것입니다. 실제 설원기가 위작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의심할 여지는

거의 없다고 단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해제라는 것은 어떤 책이 어떤 본들이 있고 그 내용은 무엇이고

저자는 누구라는 것 등이 주된 대상이기 때문에 책의 평가나 내용의 진위

여부에 관한 사항들은 다루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실제 해제를

쓰는 분들도 서지(書誌)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뿐, 역사책을 예를 들면,

그 책에 대해 역사적 평가를 내릴 입장이 아니라고 느끼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래서 이런 평가 등에 관한 부분은 대개 해당 학계의 몫으로 돌아가게끔

되어 있습니다.


설원기의 경우는 한민족 역사를 다루는 학계와 단체 혹은 기관들이 그런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들이 두 번째 예에 관련된 것입니다.


두 번째 예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입니다. 요즘 디지털백과서전들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들에 검색 가능하도록 올려 있어서 그들이 미치는

영향이 지대합니다. 예를 들어 엠파스(empas.com)에 들어가서 한국 역사

관련 검색을 하면 엠파스 한국학사전이 나오는데, 그것은 실상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을 중심으로 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차원부를

검색하면 설원기의 내용이 축약되어 소개됩니다. 이것을 검색해본 사람이

그 내용을 역사적인 사실로 믿지 않는다면 이상할 정도입니다.


차원부나 설원기 관련 사항들은 다른 많은 역사사전들에도 올라가

있습니다. 대부분 그저 사실인 듯이 기술되어 있을 따름입니다.


저는 이런 사전류, 특히 인터넷 사전류의 정정이 급선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먼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을 우선 대상으로 선정하고 그곳의

차원부 및 관련 항목들을 삭제 혹은 최소한 수정하는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이 사전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이라는 단체에서 발간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곳으로 설원기가 위작임을 증명하는 글을 작성해서 2008년 7월 1일자로

정정 요청을 송부했습니다. 거기서 제가 요구한 것은 차원부 및 설원기 관련

항목의 내용에서 사실이 아닌 것들은 삭제해달라는 것과, 나아가서 그렇게

되면 해당 항목들이 표제어로 올라 있을 가치가 없기 때문에 아예 항목

자체를 삭제하는 것을 검토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8월 5일자로 그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것이 역사적인

사실에 관한 사항임을 생각하면 무척 신속한 답변을 받은 것이라

생각됩니다. 


답변 내용은 저의 요구 사항의 전적인 수용입니다. (실질적인 변경은

일괄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2011년에 반영될 예정이라 합니다.)

저의 심정으로는 하루 빨리 그 거짓 정보들이 삭제되기를 바라지만

설원기가 권위 있는 책으로 인식되어 내려온 것이 무려 수백 년입니다.

지금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설원기가 위작임을 인정했다는 사실 자체만도

실제 아주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를 위해 저의 요구 사항(발췌)과 연구원의 답변 공문은 아래에

첨부하겠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서는 차원부와 설원기 관련 사항들을

인터넷 등에서 접할 때마다, 의견을 표시할 수 있는 상황(예를 들어 댓글을

달 수 있는 경우, 해당 사이트 운영자에게 연락을 할 수 있는 경우 등)에는,

꼭 설원기가 위작임이 증명되었고 한국학중앙연구원 같은 공식 기관에서도

인정했음을 밝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한국학중앙연구원 측에

보낸 글을 포함한 자세한 내용은 제 홈페이지에 정리해놓을 예정입니다.)



2008. 8. 8.

채하 류주환



* 한국학중앙연구원에의 요구: (2008. 7. 1.;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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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상의 내용을 검토하셔서 "민족문화대사전"의 "차원부" 항목을 모두

삭제하거나 엄밀하게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것을 가려서 수정해주시기 바랍니다.

실상 사실만 추린다면 차원부 자체의 역사성에 대해서도 엄밀한 검토가

요구되며, 그 비중이 극히 낮아져서 표제어로 들어갈 이유는 없을 것이란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2) "차원부설원기"의 내용을 직 ․ 간접으로 인용하는 관련 항목이 더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것들도 모두 수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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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학중앙연구원의 답변: (2008. 8. 6. 시행)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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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물고기와 물병
글쓴이 : 은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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