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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시(漢詩) 짓기

ryu하곡 2014. 8. 26. 14:49

[문학]한시(漢詩) 짓기  [북풍표국에서]

한시를 짓는 것은 어렵지 않다.


여기서는 고상한 시론을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누구나 한시를 지을 수 있도록 실재적이고 아주 쉬운 작시의 방법부터 말하고자 함을 밝혀 둡니다.
흔히들 한시는 어렵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한시를 짓는 것은 더욱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우리가 배우고자 하는 한시는 근체시를 말하는 것으로써, 근체시는 일정한 평측법과 압운법이 정하여져 있기 때문에, 글씨를 아는 사람은 누구나 평측과 압운에 맞게 한자를 골라 집어넣으면 시가 이루어집니다.

'평'은 '한자의 4성 중 하나이며 평성(平聲)에 속하는 것. 평성에 속하는 30개 운(韻)을 가리켜 '평운' (平韻)이라 한다. '측'은 측운(仄韻), 곧 한자의 4성 중 상성(上聲), 거성(去聲), 입성(入聲)의 운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오언시(五言詩=다섯 글자로 이루어진 시)의 경우 그 평측(平仄)은 다읍과 같습니다.

측평평측측

평측측평평

측측평평측

평평측측평

(첫 구의 두번째 자가 평성자, 측성자에따라 평기시과 측기시의 두 종류가 있습니다.)

이 악보에 맞추어 자기가 생각하였던 내용에 맞게 한자를 넣으면 되는데, 옮겨 쓰려는 한자의 평측을 모르죠. 그럴 때는 자전을 펼쳐 보면, 모든 한자의 평측이 나와 있습니다.
위 내용을 다시 정리하여 말씀드리면,

① 먼저 한글로 한시를 지을 글의 내용을 쓴다.
② 오언시로 쓸 것인지 칠언시로 쓸 것인지 결정한다.
③ 오언으로 쓰기로 결정하였으면, 오언 평측표를 참조한다.
④ 한글을 한자로 옮기되 자전의 평측을 참조하여 평측에 맞게 한다.
⑤ 압운은 2, 4, 6, 8구에 하므로 절구의 경우는 2, 4구에만 하면 된다.
⑥ 압운은 압운 운자표(韻字表)를 보고 하면 됩니다.

책과 자전을 보고 시를 짓는다? 조금은 구차하고 번거롭지만, 이러한 것을 오래하다보면 자연스래 운자도 암기되고 평측도 암기되어, 나중에는 저절로 지을 수 있는 경지에 이를것이라 생각됩니다.

위의 평측표에 맞추어 제가 십오년전에 처음 한시에 입문하여 지은 시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答江南友人詩 강남의 벗에게 답하는 시

受江南鯉素 江南에서 온 소식을 받자옵고

●○○●●

時讀復懷胸 때로 읽으며 가슴속에 그리네.

○●●○○

歲月差心去 歲月은 무심히도 흐르나니

●●○○●

思君孰日逢 그대를 생각함에 언제 다시 만나리.

○○●●○

누구나 가슴속에 그리는 사람이 있겠지만, 본인도 이 시를 쓰기전 어떤 사람을 무척이나 그리워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던 차에 소식을 받았으니 오죽했겠습니까? 희고 고운 옥 같은 손으로 쓰신 글을, 잠을 청하였다가도 다시 일어나 보곤 하였습니다. 아뭏든 그런 심정을 글로 옮겨 보았었습니다. 운자는 冬 운부의 胸, 逢자 입니다. 이 시를 쓸 때 필자도 먼저 한 글로 쓰고 나중에 한자로 옮겼음은 물론입니다. 그리하다보면 나중에는 먼저 한자로 쓸 수 있을 것입니다. 글씨도 그렇지만 한시도 좋은 시를 지으려면 남의 시를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지어 보아야 합니다.

한시는 시를 짓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고 좋은 시를 짓는 것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시라는 것이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주 이므로, 우선 평단하게 쉽게 생각하고 시작해 봅시다.

선생님들께서 시를 공부하여 첫 시를 지을 때, '자신도 모르는 가운데 시속에 자신의 문운이 나타난다'고 하셨는데,

모쪼록 여러분들께서는 저와같이 조그만 필부의 시를 짓지 말고 크고 원대한 군자의 시를 지으시길 바랍니다.

花石亭

  李珥

林亭秋已晩  숲속의 정자에 가을이 이미 저무는데

騷客意無窮  시인의 마음은 끝이 없구나.

遠水連天碧  멀리 강은 하늘에 이어져 푸르고

霜楓向日紅  서리 내린 단풍은 해빛을 향해 붉도다

山吐孤輪月  산은 쓸쓸히 둥근 달을 내뱉듯 하고

江含萬里風  강은 만리의 바람을 머금었어라.

寒鴻何處去  쓸쓸한 큰 기러기 어디로 가는고

聲斷暮雲中  그 소리 노을진 구름속에 사라진다

위 시는 일전에 소진님이 소개하신 화석정인데, 율곡선생이 7살 때 처음 한시를 배우고 지은 시라 합니다. 마지막 구절의 '성단모운중'이란 구절을 보고 율곡선생이 일찍 돌아가실 줄을 예견하였다고 합니다.

한시가 쉽다는 증거로는 옛 선비들치고, 한시를 짓지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한자를 아는사람 = 시인. 이러한 예는 동서고금을 통하여도 없으며, 단지 한자를 사용하는 한자문화권 내에서만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는 한자가 가지는 특수성인 표의문자(表意文字=뜻글자)에서 기인합니다. 한자는 이러한 표의문자의 특성인 함축성(含蓄性)과 다의성(多意性) 때문에 시를 이루기 쉬운 것 입니다.

간단히 한시에 대하여 소개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한시(漢詩)라 하면 한자로 쓰여진 시를 말합니다. 그리고 한시에는 크게 고시(古詩=고체시)와 근체시(近體詩=금체시)가 있습니다.

고체시(古體詩) - 시경시(詩經詩), 초사(楚辭),

악부시(樂府詩)…


한시(漢詩)

절구(絶句) - 오언절구, 칠언절구

근제시(近體詩)

배율(排律) - 오언배율, 칠언배율



 
[문학]한시(漢詩) 짓기(현소 이기범)-2  

 

평측법


한시에서 미리 짜여진 악보와 같은 것이 평측법 인데, 五言·七言絶句와
五言·七言律詩 모두 평기식(平起式)과 측기식(仄起式)이 있습니다.


(잠시 지난 시간에 빠진 설명을 보충하고 넘어 가겠습니다.


오언시: 한 구가 다섯 글자로 이루어진 시.


  예) 早起望門外 일직 일어나 문밖을 내다보다.


칠언시: 한 구가 일곱 글자로 이루어진 시.


  예) 客舍靑靑柳色新 객사 옆 버드나무 푸르러 새롭다.


절구: 네 구로 이루어진 시. 오언절구와 칠언절구가 있습니다.

   오언절구를 예로 보겠습니다.

     寒食省墓   金忠顯(한말 한학자)

  親葬空山裏(친장공산리)   부모님을 빈 산에 모셔 두고 (기)
  一年一省墓(일년일성묘)   일년에 한번 성묘하니 (승)
  自愧孝子心(자괴효자심)   부끄러운 자식의 마음 (전)
  不如墓前樹(불여묘전수)   묘소 앞의 나무만 못하네. (결)


  * 칠언절구는 두 글자가 더 붙겠죠. 저는 부모님이 모두 계시지만 이 시를 접하고
         눈물이  핑 도는 것을 느꼈는데, 이런 것이 시가 아닌가 봅니다.       


율시: 여덟 구로 이루어진 시. 오언율시와 칠언율시가 있습니다.

   목은 선생이 과거보러 가면서 지은 시를 예로 보겠습니다.

        將如京應鄕擧途中作     향거에 응시하려 서울로 떠나며         
                                                牧隱 李穡

  問余何所適(문여하소적) 나에게 어디로 갈 것인지 묻기에
  匹馬亂山中(필마난산중) 말 타고 산중을 지나간다 하였네. (기)
  樹密多棲鳥(수밀다서조) 나무가 많으니 새들도 많고
  天長見去鴻(천장견거홍) 하늘 아득히 나는 기러기 바라본다.  (승)
  頗慙天祿學(파참천록학) 자못 천록의 배움에는 부끄러우나
  且試讀書功(차시독서공) 학문을 시험하고자 함이라.  (전)
  得失吾何患(득실오하환) 득실을 내 어찌 근심하리요.
  衡平有至公(형평유지공) 형평이 지극히 공평할 따름이라.  (결)
                                         


배율: 열여섯 구 이상으로 된 시. 오언배율과 칠언배율이 있습니다. 너무 길어서 예문 생략.)   

 

  평기식이란 제 일구의 두째자가 평성으로된 것을 말하고, 측기식이란 당연히
이 글자가 측성으로 시작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첫 구 두번째 글자가 측성인가
평성인가 여부에 따라 나머지 글자의 평측은 변하게 됩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오언 근체시에서는 두번째 글자가 측성으로 된 측기식이 정격(正格)이고,
칠언 근체시에서는 평기식이 정격입니다. 정격이 아닌 시를 편격(偏格) 또는 변격(變格)이라고 합니다.

      평측보(平仄譜)


평측보를 볼 때, 기본적으로 중요한자가 오언의 경우 2, 4, 5번째 자이고, 칠언의
경우 2, 4, 6, 7 번째 자 입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二四不同 二六同(두번째 자와
네번째 자는 다르게하고 두번째 자와 여섯번째 자는 같게 한다.)는 원칙이 있습니다.
마지막자는 압운을 하든 안하든 반드시 지켜야 할 자입니다. 나머지 글자는 평측에
조금의 융통성은 있습니다. 그래서 오언의 경우 1, 3번째 자는 융통성이 있고, 곧 평측을
바꾸어 사용할 수 있고, 7언의 경우 1, 3, 5번째 자는 융통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융통성이 있기는 하지만 그 자의 평측을 바꿈으로 해서 다른 범칙(法則)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처음에는 원칙에 따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아무튼 평측법은
매 구 두번째 자를 기준으로 하여 그 변화를 잘 보면서 암기바랍니다.


      오언절구       


  측기식( ○ - 평성, ● - 측성 )
●●○○● - 두번째 자가 측성이니 측기식
○○●●○ - 앞 구와 평측이 서로 반대
●○○●● - 두번째 자가 앞 구와 같게
○●●○○ - 앞 구와 서로 반대

  평기식
●○○●●
○●●○○
●●○○●
○○●●○
   

 

       칠언절구


  측기식
●●○○●●○
○○●●●○○
○○●●○○●
●●○○●●○

  평기식
○○●●●○○
●●○○●●○
●●○○○●●
○○●●●○○


      오언율시


  측기식
●●○○●
○○●●○
●○○●●
○●●○○   
●●○○● - 앞 네 구절의 반복이다.
○○●●○
●○○●●
○●●○○


평기식
●○○●●
○●●○○
●●○○●
○○●●○
●○○●●
○●●○○
●●○○●
○○●●○


     칠언율시


  측기식
●●○○●●○
○○●●●○○
○○●●○○●
●●○○●●○
●●○○○●● - 끝에 운자가 없기 때문에 앞 네 구절의 반복이 아니다.
○○●●●○○ - 이후 앞구절과 같다.
○○●●○○●
●●○○●●○

  평기식
○○●●●○○
●●○○●●○
●●○○○●●
○○●●●○○
○○●●○○● - 앞 네 구절의 반복이 아님
●●○○●●○
●●○○○●●
○○●●●○○

평측보는 기본적으로 외어야 하는데, 앞 구절과의 변화를 잘 보고 이해하면서 외우시길 바랍니다.   

출처 : 마음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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