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류씨

단종 외가 족보(안동권씨 족보)

ryu하곡 2012. 11. 9. 19:58

"민속박물관 소장 안동권씨족도는 단종 외가 족보"

국립민속박물관 "1454-1456년 무렵 제작한 초기 족보"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최근 보존처리를 완료한 족보류 소장품인 안동권씨 족도(安東權氏族圖)가 조선 초기 비운의 왕 단종의 외가 계통의 집안 족보를 그림으로 표시한 자료임을 확인했다고 7일 말했다.

박물관은 1999년 입수 당시 만지면 부서질 정도로 훼손이 극심한 이 족도를 최근 첨단 기술을 적용해 보존처리에 성공하고 그 내용을 분석한 결과 "1454년에서 1456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현존 가장 오래된 족보로 알려진 안동권씨성화보(安東權氏成化譜. 1476년)보다 약 20년 정도 앞서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조사 결과 이 족도는 두루마리 혹은 장지 형태인 한 장짜리 비단에다가 문종의 비이자 단종의 어머니인 안동권씨 현덕왕후(顯德王后)의 고조인 권여온(權呂溫. 생몰년 미상)과 그의 자녀 자손 340여 명의 관계를 붉은색 계선(界線)으로 표시한 '그림형 족보'로 드러났다.

나아가 족도에서 자녀는 기존에 알려진 조선 전기 족보에서와같이 남녀 구별 없이 출생 순서로 직함과 이름만 기재됐지만, 조선 후기 족보에서와같이 적서(嫡庶)는 구분했다.

박물관은 "이 족도의 가계 기록에서 5대에 걸친 조선 초기 안동권씨 동성혼 양상은 물론 진성이씨, 의성김씨, 예안김씨, 영천이씨 등 안동 명문가와의 중첩적인 통혼 관계도 엿볼 수 있다"면서 "가령 친손녀와 외손자가 혼인한다든가 친자매가 시집의 숙질지간 남자에게 각각 시집을 가는 등의 혼인 양상도 보여준다"고 말했다.

족보 관계를 그림으로 표시하는 이런 족도 문서로는 해주오씨족도(1401년)가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주손씨 손소 가문에도 15세기 족도가 최근에 발견됐다. 또한 '이화에 월백하고'라는 시조로 유명한 고려말 이조년의 후손으로 '묵재일기'라는 방대한 일기를 남긴 것으로 유명한 이문건이 작성한 16세기 초반의 성주이씨 족도도 남아있다.

따라서 이번에 발견된 안동권씨 족도는 이들과 더불어 현존하는 가장 이른 시기 족도 중 하나로 드러났다. 나아가 족도를 제외한 족보류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안동권씨 성화보보다 편찬 시기가 빠른 것으로 밝혀졌다.

민속박물관은 "족도는 족보 이전의 가계기록 또는 족보의 초기 형태로 일찍이 주목받은 데다 조선 초기 족보자료일수록 그 신빙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15세기 중반으로 완성 기시가 추정되는 안동권씨족도는 현존 여부만으로도 주목되는 역사자료"라고 말했다.

이 족도에는 권여온 후손인 현덕왕후(顯德王后)와 단종(端宗)이 원래는 포함됐었지만, 이들이 사육신 사건과 관련해 폐위되었기에 의도적으로 그 이름을 떼어낸 흔적만 발견됐다.

나아가 이 족도는 형식에서도 비단 바탕에 붉은색 계선을 사용하고 장황을 했다는 점에서 단종의 외가 계통을 드러내기 위한 족보의 일종으로 추정된다고 박물관은 덧붙였다.

이 족도에서는 상하 양변에 자주색 비단을 가늘게 댄 변아(邊兒)라는 부분도 발견됐다.

이런 형식은 악학궤범이나 몽금척족자(夢金尺簇子), 손소 적개공신교서(1467년)처럼 15세기 문서에서 발견되는 것과 같은 형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물관은 이 안동권씨족도에 대한 연구성과를 소개하고자 오는 16일 박물관 대강당에서 관련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족도 세부

▲ 붉은색 계선을 그리기 앞서 사전에 각필로 표시한 흔적 등이 보이는 ‘단종의 외증외가 족도’.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11/07 15:2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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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제6대 왕 단종(1441∼1457·재위 1452∼1455)의 재위 기간 중 혈통을 밝히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단종의 ‘외증외가(外曾外家·외조부의 외조) 족도(族圖)’가 발견됐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지난 1999년 구입·소장해온 유물인 ‘안동권씨족도(安東權氏族圖)’에 대해, 2011년부터 보존처리와 연구를 진행한 결과 권여온(權呂溫)을 기점으로 현손(玄孫·4대손) 단종을 포함한 내외후손을 수록한 단종의 외증외가 족도로 추정된다고 7일 밝혔다.

외증외가 족도는 조선 초기 왕의 혈통을 확인하기 위해 만들어진 팔고조도(八高祖圖) 가운데 하나다. 족도는 족보의 초기 형태로 특별한 체제에 구애받지 않고 대수에 따라 종횡으로 후손들을 도표화한 것이다. 세로 61.3㎝, 가로 219.8㎝인 단종의 외증외가 족도는 비단에 필사한 두루마리 형태로 구입 당시 맨 윗부분이 결실돼 있던 것을 이번 보존처리 과정에서 복원했다.

현재 상태로는 권여온의 사위인 권희봉(權希逢)과 권백종(權伯宗)을 필두로 붉은색 계선으로 이어진 내외후손 336명의 이름만 확인할 수 있다. 족도의 자녀자손 구성을 볼 때, 당초 족도 원본은 단종 재위 기간에 작성한 권여온의 6자녀 자손도로 보여지며 현재 250명의 자녀자손이 확인된다.

특히 권백종의 경우, 붉은색 계선 아래에 아들 권전(權專·1372∼1441)과 권촌(權村), 손녀로 단종의 어머니인 현덕왕후(顯德王后), 현손 단종과 단종의 누이인 경혜공주의 남편 영양위(寧陽尉) 등이 기재돼 있다.

물론, 단종과 현덕왕후는 직접 이름을 기재한 것은 아니고 부첨(附添) 흔적이 남아 있어 해당 부분에 이름을 표기한 비단 조각을 붙이거나, 아니면 위치만 표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단종의 누이인 경혜공주의 경우 ‘영양위’라는 정종(鄭悰)의 부마 봉호만 기재돼 있다.

이와 함께 원본에 사육신 사건(1456)에 연루돼 죽은 단종의 외삼촌인 권자신(權自愼·1418∼1456)의 아들 권하(權瑕)를 기점으로 7대손 금호(琴琥)까지 86명의 자녀자손이 추록돼 있다.

단종의 외증외가 족도도 조선초기 족도 및 족보의 기재와 마찬가지로 자녀는 출생 순서에 따라 각 인물의 관직과 이름만 기록돼 있다.

족도를 분석한 최순권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은 단종의 외삼촌 권자신의 관직이 승지(承旨)로 기록돼 있고 사육신 사건 이후 떼어낸 부첨의 흔적 등으로 보아 족도 원본은 1454년부터 1456년 사이에 제작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추록된 부분은 권하의 자녀후손들의 생몰연대를 고려할 때 17세기 초반 이후 작성된 것으로 추정했다.

최 연구관은 “‘안동권씨족도’는 현존 최고(最古)의 족보인 ‘안동권씨성화보’(1476)보다 20년 앞서 제작돼 우리나라 족보발달사에서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역사자료”라고 설명했다.

족도로는 1401년 제작된 ‘해주오씨족도’가 있지만 이는 사적으로 한 장의 장지에다 해주오씨를 중심으로 팔고조에 해당하는 일부 가문의 가계를 그려놓은 것에 불과해 장황(표구)의 형태나 규모 면에서 국가 차원에서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단종의 외증외가 족도에 비할 바가 아니다.
‘해주오씨족도’와 ‘안동권씨성화보’ 등 조선 초기 족보들이 적서(嫡庶)의 구분 없이 출생 순으로 자녀를 기재한 것에 비해 단종의 외증외가 족도에는 적서를 구분해 기재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선원록’ 등 왕실보첩에만 나타나는 현상으로 신분사 및 생활사 연구 자료로 주목된다. 족도에는 현덕왕후의 어머니와 동생 등 사육신 사건의 희생자가 많이 등장하며 11건의 동성혼 및 5대에 걸친 동성혼 사례가 확인된다.

진성이씨와 의성김씨, 예안김씨, 영천이씨 등 안동의 명문가와 중첩된 통혼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이 족도의 특징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현재 이 족도를 전시중이며 오는 16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삼청로 박물관 대강당에서 이 족도의 의미를 밝히는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최영창 기자 yc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