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류씨

'하정路' 개명에 류관 선생 후손 반발

ryu하곡 2010. 12. 3. 08:30

 ◎ 2010년 12월 2일 연합뉴스 보도◎

·<'하정路' 개명에 류관 선생 후손 반발>

  정부 '천호대로'로 변경…종친회 "탁상행정 표본"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조선 세종대왕 때 청백리로 이름난 하정(夏亭) 류관(柳寬. 1346∼1433)의 호를 딴 서울 동대문구 '하정로(路)' 명칭이 폐지되자 하정 선생의 후예인 문화 류씨 하정공종친회가 반발하고 있다.

   문화 류씨 하정공종친회는 2일 동대문구 신설동로터리에서 답십리 신답철교까지 1.65㎞ 도로의 명칭을 '천호대로'에서 '하정로'로 돌려놓으라고 요구했다.

   하정로는 천호대로와 왕산로를 연결하는 폭 30m의 6차선 도로다.

   이 길이 지나는 신설동 인근에 살았던 하정 선생의 호를 따서 1984년 명명된 이래 20여년간 불렸으나 정부의 ' 1도로 1 명칭' 원칙에 따라 지난 3월 천호대로로 개정됐다.

   하정 선생은 우의정에 올랐으면서도 비가 새는 초가집에 살아 맹사성, 황희와 함께 조선 초기 청백리 세 사람(鮮初三淸) 중 한 명으로 이름이 났다.

   그는 집에 비가 새면 우산을 들고 책을 읽으며 부인에게 '우산이 없는 집은 어떻게 비를 피하겠냐'고 백성을 걱정했다는 일화를 남겼다.

   나라에서 받은 녹은 다리를 놓거나 길을 넓히는데 쓰고 임금이 내린 음식은 마을 사람들과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지난해 하정의 뜻을 기려 청렴한 직원에게 수여하는 상을 '하정 청백리상'으로 이름 짓기도 했다.

   또 청계8∼9가 사이 청계천 다리는 하정 선생의 집인 '비우당(겨우 비를 가릴 수 있는 집)'을 본 떠 비우당교로 불린다.

   류수택 종친회장은 하정로 명칭 변경에 대해 "주민생활보다 광역도로 연장에만 방점을 둔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적 인물을 받드는 뜻을 담은 도로 이름을 광역도로 연장이라는 명목으로 바꾸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하정로는 전체 천호대로(14.5㎞)에 비하면 짧은 구간이므로 이름을 남겨둬도 광역도로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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