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류씨

[스크랩] 조선시대 문과 급제자 1만46000명 분석(와그너. 송준호)

ryu하곡 2009. 6. 15. 08:10

조선시대 文科 급제자 1만4600명 분석한 宋俊浩 교수


 

   급제자 신상 카드 10萬장

최근 들어 韓·美 두 노(老)학자가 30여 년 걸쳐 연구한 조선조 500년간의 지배 엘리트 연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름하여 「와그너-송(宋) 文科榜目(문과방목) 프로젝트」. 에드워드 와그너 前 하버드大 교수와 宋俊浩(송준호) 전북대 명예교수가 조선시대 문과 급제자 1만4600여 명의 인맥지도를 새로 만든 것이다.

 

  와그너-宋 프로젝트는 조선시대 관료 임용시험이었던 文科(문과), 그 전 단계 시험인 生員(생원), 進士(진사)시험 합격자는 물론, 이들의 명부에 등장하는 친인척 등 10만여 명에 대한 출생 연도, 사망연도, 친가·외가·처가 기록, 급제자의 字(자)號(호), 本貫(본관), 급제자를 비롯한 친인척의 최고 관직, 거주지를 각종 자료를 통해 찾아내 완벽한 조선시대 지배 엘리트 인명록을 완성한 것이다.

 

  두 학자의 연구결과는 내년 초 하버드대 옌칭연구소에서 6권의 책으로 간행되며, 이 내용을 CD-ROM에 담는 작업은 한국의 동방미디어가 담당키로 했다.

 

  와그너-宋 두 교수가 조선시대 지배 엘리트를 탐색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은 1967년. 조선왕조가 수립된 직후인 1392년부터 과거제가 폐지된 1894년까지 생원·진사시험 합격자는 4만649명, 문과 급제자는 1만4607명이다. 그런데 합격자의 신상정보가 기록된 司馬榜目(사마방목)에는 출신지와 거주지, 친인척 관계가 명확치 않은 것이 상당수에 달했다.

 

  두 교수는 문과 급제자 1만4600명을 대상으로 개개인의 신상카드를 작성했다. 이렇게 해서 작성된 카드가 10만여 매. 이 기초자료를 가지고 해당 집안의 족보와 문집, 실록, 邑誌(읍지) 등 관련자료를 총동원하여 일일이 확인작업을 진행했다. 조선시대를 지배했던 양반들의 혼맥, 인맥구조를 통해 권력구조를 파헤치는 작업에 34년의 세월이 걸린 것이다. 宋교수는 『30여 년간 정식 연구비를 단 한번도 지원받지 못한 채 이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한다.

 

  조선사회 지배계층의 인맥지도를 완성하는 데는 동방미디어 李雄根(이웅근) 회장의 도움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한다. 두 교수는 작업 초기에 연구 결과를 전산화하면서 컴퓨터상에서 한자(漢字)가 지원되지 않아 일일이 한자를 그려서 입력해야 했다. 李회장은 자신의 회사에서 개발한 한자입력시스템을 두 교수에게 지원해 방대한 전산화 작업이 손쉽게 해결됐다. 또 태평양을 넘나드는 두 교수의 연구 성과를 컴퓨터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30여 년에 걸친 두 노(老)교수의 노력에 의해 조선시대 문과 급제자들의 신상정보가 완성되면서 새로운 사실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조선시대 문과 급제자는 일부 씨족이 독점했다는 점이다. 조선시대 문과 급제자 1만4607명 중 200명 이상 급제자를 배출한 씨족은 12개. 전주가 844명으로 으뜸을 차지했고, 다음이 안동權씨(358명), 파평尹씨(338명), 남양洪씨(322명), 안동金씨(309명), 청주韓씨(275명), 밀양朴씨(258명), 광산金씨 253명, 연안李씨(243명), 여흥閔씨(234명) 순이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특정 가문에서 대량의 급제자가 배출됐다는 점. 안동金씨 金克孝(김극효)의 후손에서 130명, 반남朴씨인 朴紹(박소)의 후손에서 129명, 대구서(徐)서徐(서성)의 후손에서 120명, 풍산洪씨洪麟祥(홍인상)의 후손에서 111명이나 문과 급제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조선사회는 오늘의 우리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거울이다. 과연 조선을 지배했던 통치 엘리트들은 어떤 속성을 가지고 있었을까. 그토록 질긴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신분차별의 근원은 무엇이며, 혈연·지연·학연을 중시하는 사고방식의 뿌리는 무엇인가.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전북 전주에 위치한 송준호교수의 연구실을 찾아보았다. 먼저 宋교수는 작업의 동반자였던 와그너 교수가 건강이 악화된 것을 아쉬워하며 그의 연구업적에 대한 소개로 말문을 열었다.

 

  『와그너 교수는 한 논문에서 「한국 사학계는 유명 학자가 새로운 학설을 제시하면 실증적인 면에서 의심스러운 점이 있어도 그대로 수용되어 정설화(定說化)하는 경향이 있다」고 쓴 적이 있습니다. 와그너 교수는 국내 학자들처럼 기존의 정설(定說)을 있는 그대로 수용한 것이 아니라, 철저한 확인과정을 거쳐 진위 여부를 가려내는 작업을 했습니다』

 

  ● 榜目이란 무엇인가

방목(榜目)이란 과거급제자에 대한 합격자 명단이다. 국조방목은 그중에서도 문과(文科) 합격자만을 수록한 명단이다. 조선시대의 방목(榜目)은 단순히 과거 합격자 명단으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조선이 어떠한 시대였고, 그 사회가 어떤 사회였으며, 그 시대를 살았던 지식인들이 어떤 가치관이나 인생관을 가지고 살았던가를 보여주는 문화 유산이다.

 

  조선시대에는 과거 시험이 끝나고 합격자가 발표되면, 國王(국왕)의 이름으로 발급되는 합격증을 수여한다. 그 합격증을 문과(文科)무과(武科)의 경우는 紅牌(홍패)라 했고 생원 진사試의 경우는 白牌(백패)라 했으며, 합격증을 수여하는 예식을 放榜(방방)이라고 했다.

 

  방방의 예식이 끝나면 합격자들이 중심이 되어 방목(榜目)을 편찬한다. 방목(榜目)에는 과거 시험의 종류에 따라 문과(文科)방목, 무과(武科)방목이 있으며 생원 진사 시(試) 방목, 잡과방목(雜科榜目)도 있다. 조선시대에는 문과나 무과를 大科(대과)라고 했기 때문에 그 방목(榜目)大科(대과)방목이라 불렀고, 생원 진사시 방목(榜目)소과(小科)방목이라 불렀다. 이 소과(小科)방목을 다른 이름으로 司馬榜目(사마방목)이라 한다.

  

  

   ● 에드워드 와그너 교수는 누구인가?

   에드워드 와그너 교수는 美 하버드大에서 학부 과정을 마친 후,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한국사를 전공했고, 1959년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위논문 제목은 「李朝士禍(이조사화)」. 그의 논문은 1974년에 하버드大에서 「李朝士禍(이조사화)」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이 저서는 조선시대 사화를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 必讀書(필독서)로 인정받고 있다.

 

  박사학위를 마친 와그너 교수는 하버드大 東아시아 역사과의 조교수로 임명되어 한국어와 한국사 강의를 담당했다. 미국 내 대학에서 한국학 강좌가 정식 개설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얼마 후에는 부인 金南姬(김남희) 여사가 합류하여 한국어 강좌를 담당했다.

 

  당시 하버드大 東아시아 역사과에는 중국학에 페어뱅크, 일본학에 라이샤워라는 두 碩學(석학)首長(수장)으로 하는 여러 교수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와그너 교수는 35년 넘게 하버드大에서 한국학의 개척과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마침내 그가 이끄는 한국학 강좌와, 그의 노력으로 축적된 한국학 자료실이 同 분야에 있어 세계적인 본산(本山)으로 그 地位(지위)를 굳히는 데까지 이르렀다.

 

  와그너 교수는 국내에서는 이기백(李基白) 교수의 「한국사 신론(新論)」을 英譯(영역)한 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은 한국사 관련 서적으로는 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텍스트라고 한다. 와그너 교수의 학문 자세가 얼마나 치밀한가 하는 점은 이 영역본에 붙여진 색인 편에 잘 나타나 있다. 출판사측에서 색인을 작성하여 교정을 봐달라는 취지에서 와그너 교수에게 넘겼는데, 색인 원고가 돌아오기까지 1년 이상이 걸렸다고 한다.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여 진정한 색인이 될 수 있도록 항목 하나하나를 체계적으로 짜고 꼼꼼하게 엮어가느라 그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와그너 교수의 논문 대부분은 조선시대의 과거제도, 사회신분제도, 씨족제도, 그리고 士林(사림)에 관한 문제, 雜科(잡과) 중인계급에 대한 문제들을 다룬 것이다.

 

  宋교수는 『와그너 교수의 논문 어느 것을 보더라도 기본 史料에 대한 검토의 치밀성, 주제를 보다 넓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합리적으로 해석하려는 통찰력을 엿볼 수 있다』고 말한다.

 

 

- 옮겨온 글 -

 

 

출처 : 문화류씨 - 뿌리 깊은 버드나무
글쓴이 : 아름드리(合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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